대학원 시절 쓴 글, 다시 꺼내보며
대학원 시절, 리더십에 대한 이론을 배우며 처음 접했던 7요소 리더십 모델. 그때 작성했던 이 에세이를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꺼내보며 생각하게 됩니다. 세상은 빠르게 바뀌었지만, 좋은 리더가 갖춰야 할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 말이죠.
그 시절 제게 인상 깊게 다가왔던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세계 최대 과학기술 출판사 엘스비어(Elsevier)의 회장이자, 글로벌 지식 생태계의 선구자로 불리는 지영석 회장입니다. 그의 리더십을 7요소 모델에 비추어 분석해본 이 글은, 단지 하나의 인물 분석을 넘어, 오늘날에도 여전히 통하는 리더십의 본질을 되짚는 계기가 되어주었습니다.
글로벌 리더를 읽다: 지영석 회장의 7요소 리더십
7요소 리더십 모델이란?
리더십의 역할(Role)에는 세 가지 – 비전제공자, 전략실행자, 동기부여자 – 가 있고, 이를 지탱하는 성품(Character)으로는 가치, 열정, 애정, 지혜 네 가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 일곱 가지가 균형 있게 작동할 때, 진정한 리더십이 실현된다고 보는 것이 이 모델의 핵심입니다.
1. 지영석 회장의 리더십 – 시대를 앞서간 통찰과 진심
① 가치 – ‘일’과 ‘사람’에서 시작된 리더십의 중심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치’는 단지 도덕적이거나 영적인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지영석 회장의 리더십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가치는 사업적 가치와 인간적 가치입니다.
이 두 가지는 그가 얼마나 진심으로 ‘일’을 사랑하고, ‘사람’을 존중하는지 보여줍니다.
● 사업적 가치 – “기회는 준비된 자의 것이다”
그의 일에 대한 태도는 한마디로 ‘사명감’ 그 자체입니다.
젊은 시절 그는 사무실에서 간이침대를 놓고 지낼 정도로 일에 몰두했지만, 그 시간을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열정 뒤에는 멘토 브론스 잉그람의 조언이 있었습니다.
“큰 기회는 하루 중 단 1시간에 찾아온다.
하루 8시간만 일하면 그 순간을 놓칠 수도 있지만, 24시간을 일하면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다.”
이 말은 지영석 회장의 인생 철학이 되었고, 그를 오늘의 자리로 이끌었습니다.
● 인간적 가치 – “성공은 혼자 이루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운이 좋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성장 뒤에는 늘 누군가의 헌신이 있었음을 잊지 않고, 진심으로 감사함을 표현합니다.
이런 태도는 공동체를 중시하는 마음, 그리고 타인에 대한 깊은 존중에서 나옵니다.
지영석 회장은 사람을 ‘같이’ 가는 존재로 여깁니다. 이 따뜻한 리더십이 그의 또 다른 큰 무기입니다.
② 열정 – 일에 대한 깊은 몰입
열정은 그가 가진 사업적 가치를 가장 잘 보여주는 키워드입니다.
그는 1년 중 34일을 비행기에서 보낼 만큼 전 세계를 누비며 일합니다.
한 대학생 시절, 멘토에게 “어떻게 부자가 될 수 있냐”고 물었고, 돌아온 대답은 이랬습니다.
“네가 더 열심히 일할수록, 운도 따라올 거야.”
이 말을 새기며 지영석 회장은 언제나 일에 진심인 사람으로 살아왔습니다.
그 열정은 높은 연봉 제안도 마다하게 만들었고, 오히려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택하게 했습니다.
③ 애정 –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
리더로서의 애정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배려와 포용력, 그리고 진짜 관심에서 나옵니다.
지영석 회장은 사무실의 벽을 없애고, 직원들과 언제든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그는 전 세계 300명 이상의 멘티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며, 진심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습니다.
이들은 그를 ‘세컨드 아버지’라고 부를 만큼, 깊은 신뢰를 주고받는 관계입니다.
그는 “내가 주는 것보다, 멘티들로부터 더 많이 배운다”고 말합니다.
진심이 전해지는 리더, 그게 지영석 회장의 애정입니다.
④ 지혜 – 넓은 시야로 기회를 읽다
지영석 회장은 새로운 세상을 보고, 흐름을 읽는 통찰력을 가진 인물입니다.
미국 유학 시절, 외로움 속에서도 늘 ‘배우고자 하는 마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브론스 잉그람은 그에게 조언했습니다.
“직업을 고를 때, 월급보다 중요한 건 ‘누가 당신의 멘토가 될 수 있느냐’이다.”
이 조언에 따라 그는 더 좋은 조건을 마다하고, 실력 있는 리더 밑에서 배움을 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는 세계 최초의 주문형 출판 시스템을 구축했고, 출판계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었습니다.
눈앞의 이익보다, 더 큰 배움을 택할 줄 아는 지혜. 이게 그의 힘이었습니다.
⑤ 비전제공자 – 세상의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
지영석 회장은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출판의 미래를 꿰뚫어본 인물입니다.
그는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 넘어가는 전환기에서, 애플과 손잡고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며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콘텐츠는 이제 독자에게 답을 줘야 한다”고 말하며 출판의 본질을 되새기게 했습니다.
한국 출판이 나아갈 길, 그리고 세계 출판계의 방향성까지 이끌어주는 리더.
지 회장은 단순한 CEO가 아닌, 비전을 주는 인플루언서입니다.
⑥ 전략실행자 – 생각을 현실로 만드는 실천가
비전을 세우는 것만큼 중요한 건, 그걸 실행에 옮기는 능력입니다.
지영석 회장은 실행에 있어 네 가지 자질을 갖췄습니다: 소신, 기강, 몰입, 위양.
- 소신: 그는 출판을 ‘정확한 정보를 적절한 사람에게 전달하는 일’이라 정의하며, 전자출판 산업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 기강: 전자책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원천 콘텐츠를 활용해 강력한 전략을 펼쳤습니다.
- 몰입: 사무실의 벽을 없애고 직원과 함께 호흡하는 리더십을 실천합니다.
- 위양: 모든 걸 직접 하지 않고, 필요한 분야는 전문가에게 맡깁니다. IT 기업 인수를 통해 새로운 시스템도 도입했습니다.
전략을 그리는 사람은 많지만, 실행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지영석 회장은 생각을 현실로 만든 실천형 리더입니다.
⑦ 동기부여자 – 사람을 성장시키는 사람
그는 단지 자신만 성공하려 하지 않습니다.
“좋은 사람을 키워, 그들이 세상에 기여하게 하는 것”, 그것이 그의 꿈입니다.
지영석 회장은 전 세계 도서전과 회의에 참여하며 사람들을 만나고, 아이디어를 전하며, 격려합니다.
디지털 전환 속에서 출판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고 말합니다.
그의 이런 태도는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영감을 줍니다.
사람에게 동기를 주는 것, 그것이 진짜 리더의 역할이 아닐까요?
마치며: 변하지 않는 리더십의 본질
지금까지 7요소 리더십 모델에 비추어 지영석 회장의 리더십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는 “열심히 일하면 운도 따를 것이다”라는 삶의 철학을 바탕으로, 열정과 애정, 그리고 분명한 비전을 품고 행동해온 인물입니다. 무엇보다 인생의 중요한 선택 앞에서 돈이나 직책보다 배움이 있는 사람 곁을 택했던 그의 결정은, 오늘날의 성취를 이끈 가장 큰 원동력이었습니다.
그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단지 이론적인 틀로만 존재하던 7요소 모델이 실제 삶 속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어떻게 영향력을 만들어내는지 생생히 체감하게 됩니다. 한 사람의 사례이지만, 그 안에 담긴 통찰은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10년 전 대학원 시절, 저는 이 모델을 통해 리더십의 본질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지금 다시 꺼내어 읽으며 확신하게 됩니다. 시대는 바뀌어도, 진짜 리더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
지영석 회장은 7요소 리더십을 단순히 '갖춘' 수준을 넘어, 삶 전체로 '살아낸'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이론이 어떻게 현실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이자,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갈 리더십 교육의 나침반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 모델이 더 많은 리더의 여정을 통해 검증되고 확장된다면, 다음 세대를 위한 훌륭한 리더십의 언어가 되어줄 것입니다.
[참고자료]
1) 노부호, 통제경영의 종말, 7요소 리더쉽 모델과 이순신 장군
2) 노부호, 서강경제학회 19집 2호, 7요소 리더십 모델과 이순신 장군
3) EBS 신년기회특집 글로벌 리더의 선택: 엘스비어 지영석 회장 (2014)
4) 대한출판문화협회, 프랑크푸르트도서전 아카데미, 도서출판-새로운 파트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2012)
5) 한국문학번역원, 세계출판흐름, 차기 세계출판협회장 지영석 (엘스비어 부회장) 인터뷰 (2010)
6) 인터뷰, 연간 과학자 1000명 만나는 CEO 누구? 6) 한국일보, [인터뷰] 세계출판협회 회장 된 지영석 엘스비어 부회장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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